조우

고운잿빛하늘에 갈라진 겨울 논
벼그루터기 빠삭바삭 밟는다
시린언니손 잡고 쫑알거리며
설에 온 외가동네
시골산답의 여기저기로
모가지가홱홱돌아간다

논위로 조금 멀리
무엇인가 눈에 들어온다
언니야 저것쫌봐라!
그대로굳어 한참턱빠지게본다
눈꺼풀을 밀어올려 힘주어 본다

사진책에서나 본 작은 사슴,
아니 노루야, 아니다 고라니다, 아니야 아니다

그짐승도 그 쌈소릴듣고
뒤돌아본다
그 어린짐승도 어린인간이 신기한가봐

뒤돌아

계속...
본다

....


작은 아가 손을 뻗어 짐승쪽으로두발쯤뗀다
그러자 그것은 시선을거두고
바로옆동산 흙길으로
메뚜기같이 쌩 튀어올라가버렸다

지금도 산청에
거기 아직 있나
누런겨울논같이 텁텁한 털이 돋은
큰눈의 어린 그짐승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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